스탠리 큐브릭 감독.

eunjini524님 모든리뷰보기 08.07.13   09:27

관련영화 : 샤이닝

처음 써보네요.

샤이닝을 그냥 단순한 "공포영화"로만 아시는 분이 많으신 것 같아서..

 

영화의 첫부분에 오버룩 호텔(잭과 그의 가족이 겨울동안 머무는)의 지배인이 "여긴 예전에 인디언 무덤이었다"고 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아마도 호텔을 지을 당시 인디언 무덤을 밀어버리고 호텔을 지었겠죠? 그 과정에서 인디언들의 저항이 있었을 테고, 대량학살도 있었을 것입니다. 영화 내내 엘리베이터에 피가 넘쳐흐르는 것은 많은 학살이 있었음을 암시합니다.

인디언에게 무덤은 특히 중요합니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인디언은 실제로 한번도 등장하지 않지만, 곳곳에 인디언의 요소는 배치되어 있습니다. 호텔의 양탄자라던지 모든 장식들은 인디언 풍이며 잭이 마지막에 갇히는 식품저장고에서도 인디언의 문양들이 보입니다.(혹시 안보이던데! 하시는 분들 다시 보면 보이실 꺼에요 ㅎㅎ)

(아, 그리고 오버룩overlook이란 말은 "간과하다", "무시하다"라는 의미죠. 학살을 무시하고, 없었던 것으로 여기려는 태도를 일컫습니다.)

 

큐브릭은 이처럼 의도적으로 인디언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잭이 왜 미쳐가는지 모르겠다고 하신 분.. 잭에게 가족을 죽이라고 부추기는 것은 미국의 역사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는데, 처음 백인들이 미국에 정착했을 때 인디언을 학살하고 땅을 차지했습니다. 그러한 학살을 현재에서 재구현한 인물이 바로 잭이죠. 인디언이든 백인이든 "인류"라는 개념에서 볼 때 모두 한 가족이나 다름없음에도 백인들은 인디언들을 학살합니다. 그것이 잭이 자신의 가족들에게 자행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한 미국 학살의 기억은 미국 사회내에서 신뢰와 안정성을 이루는 것을 막아 현재 수많은 총기 사고가 일어나고, 기타 안전상의 문제들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영화의 젤 처음 부분에 폭스바겐 한대가 계속 달리는 장면이 나오죠. 폭스바겐은 독일에서 만들어졌으며 독일 역시 또다른 학살을 자행했던 나라입니다..

 

마지막에 대니가 미로의 발자국을 거꾸로 밟아 나오면서 잭에게서 탈출을 하죠. 여기서 미로는, 백인들이 그들의 선조가 자행한 학살의 죄에 의해 추적당하고 있는 도덕적 미로라고 해석을 하기도 합니다. 탈출 과정에서 대니가 미로를 뒤로 밟는다는 것은 역사를 다시 제대로 본다는 것을 의미하고,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면 생존도 없을 것임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뒤를 밟아 탈출하는 수법은 인디언 전술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니는 할로란(호텔 주방장)과 입을 움직이지 않고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할로란은 흑인이며, 백인에 의해 핍박받은 또 하나의 종족이죠. 또한 흑인들에게만 남아 있는 구술 전통(흑인들이 말할 때 사용하는 영어는 마치 랩처럼 들리죠) 덕분에 대니와의 대화가 가능한 것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수업용으로 보았습니다. 정말 무서웠는데;; 한편으론 감독이 정말 천재적이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것저것 연관시킬 요소가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다 기억을 못하겠군요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

 

Posted by Good Game